작성자: 우진
2023년 8월 19일 - 25일간 연구실 동료들과 IEEE SWC(Smart World Congrss) 학회 구두 발표와 런던 가로(Street) VR 촬영을 위한 출장을 다녀왔다. 2일간은 영국 남부 포츠머스시에서 학회 일정을, 3일간은 런던에서 VR 촬영을 진행하였다. 해당 게시글은 학회에서 느낀 점 위주로 작성하였다.
첫째 날은 나의 발표날이 아니었기에 청취자로서 방문하였다. IEEE(전기전자공학협회) 학회였으므로 특히 기대한 점은 다른 학문에서 비슷한 분야(Smart World)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에서 나오는 기술적인 조언들이었다. 사실 그 이전부터 해외 학회에 간다고 상상하였을 때 기대하는 모습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의 후예 답게 서로의 논리를 열정적으로 반박하며 책이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건설적이지만 불 같은 토론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철학자가 아닌 공학자들이었고 열정적인 토론 보다는 다정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수식과 데이터 구조에 관해 잘못된 점과 고칠 수 있는 가능성을 알려주는 등 냉철하지만 따듯한 학회였다. 나 또한, 이번 발표를 통해 얻어 가고 싶었던 것이 기술적인 부분이었으므로 즐겁게 발표와 질의응답을 들었고 발표장에서 교수, 박사님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발표자들의 깔끔히 떨어지는 설명에 감탄하였다.
둘째 날은, 나의 발표날이었다. 매 학기 발표를 했던 중대 도시과 학생답게(ㅎㅎ)처음엔 아무런 긴장을 하지 않았지만 막상, 강의실 앞에 나가보니 떨렸다. 어제의 사람보다 많은 사람이 몰리기도 하였고 연구실 사람들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인 듯하였다. 발표 주제는 <스마트 모빌리티의 단계적 적용에 따른 가로환경에서의 보행자의 인식: 몰입형 가상환경과 뇌파를 활용하여> 이었으며 올해 여름 7월 – 8월 동안 진행한 실험의 준비 과정과 데이터 정제 방법을 소개하는 발표였다. 가상환경을 구축하고 정제한 데이터의 활용방안에 관한 내용이었으며 간단한 내용이기에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하였다. 처음엔 떨렸지만 페이지가 넘어가며, 나의 영어 발음에 신경 쓰다 보니 긴장감은 어느덧 사라져 가고 있었지만...
갑자기 학회 측에서 커다란 카메라(사진을 보니 아니었지만 당시 내 시선에서는 정말 컸다)를 들고 나의 발표 모습을 촬영하기에, 강의실 가운데가 아닌 강의실의 왼쪽 네번째 정도의 책상만 바라보고 발표를 한 것 같아 아쉬웠다. 다음엔 다양한 상황에서도 떨지 않는 방법을 터득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발표를 무사히 종료하고 나니 좌장분께서 발표자들을 앞으로 부른 다음에 발표자에게 하고싶은 질문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개인적으로 원했던 순간이지만 함께 발표했던 이들이 모두 영어가 매우 유창한 국가에서 왔기에 조금 떨었다. 그러나 사진에서는 마침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기에 많이 떤 것처럼 보이긴 한다. 한 교수님께서 뇌파 데이터의 노이즈 처리 방법에 관해 질문을 하였고 나 또한 요즘 항상 고민하는 문제이기에 쓰고 있는 툴들과 간단한 과정들을 대답하였다. 영어 실력이 더욱 유창하였으면 더 많은 과정을 설명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기도 질문하신 분께서 인자하게 웃어주셔서 기분 좋게 학회를 마무리하였다.
학회에서의 경험도 좋았지만 특히, 포츠머스의 바다가 아름다워, 주변의 풍경을 모두 휩쓸고도 남았기에 담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달이 매우 컸는데 영국의 대리석 건물들처럼 하얗게 빛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최종적으로 이번 학회를 통해, 해외 전문가들 앞에서 영어로 발표하는 멋진 기회를 가졌으며 작게나마 평소 고민하던 점의 질의응답을 할 수 있어 뜻 깊고 당연하게도 교수님에게, 그리고 연구실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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